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가 12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공식방문한다. 주 총리는 13일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주 총리는 역사인식의 차이로 냉각된 양국의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일본의 경제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인식=주 총리는 8일 베이징(北京)주재 일본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중국은 역사 문제로 일본 국민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98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입장을 수정한 것이다. 장 주석은 당시 과거 침략 행위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양국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주 총리는 대일 우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일본 국민의 중국불신을 없애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주 총리는 일본 국내에서 중지론이 제기되고 있는 대중 정부개발원조(ODA)에 대해 "중국 경제 건설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총리는 정상회담에서도 이의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서부대개발에도 일본 기업의 참여를 요청할 예정.
그리고 일본과 독일이 경쟁중인 베이징-상하이(上海)간의 고속철 건설사업은 일본측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점을 밝힐 예정이다.
일본이 중국에게 가장 많은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측의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문제=일본이 미국과 전역미사일방위체제(TMD)를 공동 연구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입장을 밝힐 예정. 중국 함선과 조사선이 일본 근해를 항해하는 문제는 사전통지제에 합의함으로써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민과의 토론=주 총리는 방일기간 중 간토(關東)지방에 살고 있는 일본인 100여명과 TV토론을 갖는다. 극히 이례적인 이벤트다. 민방 TBS가 방영권을 따내 14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된다. 녹화시간과 장소는 경호상 미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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