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라니요? 전 예쁜 곰돌이예요.”
프로야구 두산 슬러거 김동주(24)의 능청이다. ‘코뿔소’별명은 그의 허벅지 둘레가 보통사람 허리둘레인 30인치나 돼 붙은 것. 올 5월4일 잠실구장 최초로 장외홈런을 날리는 등 그의 괴력은 ‘질주하는 코뿔소’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요즘 두산구단 관계자들은 김동주를 ‘밉지 않은 곰’이라고 부른다.여기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6일 한화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기세를 올린 김동주는 2차전에서 상대투수 김경원의 실투에 뒷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았다.아차하면 들것에 실려나갈 수도 있는 상황.그러나 김동주는 ‘미련하게’ 한번 씩 웃고 말았다.
다음날인 7일 삼성전.김동주는 4회초 수비에서 높이 날아오는 송구를 잡으려고 점프했다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옆으로 떨어졌다.1m80,100㎏의 거구이니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김동주는 5분여동안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나질 못했다.놀란 김인식감독이 교체를 하려고 했지만 김동주는 손을 저으며 계속 뛰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바로 다음공격인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동주가 안타를 때려내자 김감독은 껄껄 웃었다.
김동주는 8일 시즌 30호 홈런을 포함 5타수 3안타로 사이클링 히트에서 2루타만 빠지는 대활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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