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그린 서양화가’로 유명했던 고 도상봉(1902∼1977)화백의 추모전이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린다. 02―732―3558
한국 구상회화의 선구자인 그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의 정물 풍경으로 특히 명성을 떨쳤다. 둥근 백자항아리와 라일락 꽃을 즐겨 그린 그는 실제생활에서도 역시 백자항아리 만큼 격조 높고 라일락 꽃 만큼 향기로운 화가로 기억되고 있다. 아무리 지위와 이름이 높아도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화가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목욕 재계한 뒤 4∼5시간씩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곤 했을 정도였다.
정통 서양화가로 교과서에도 그의 그림이 단골로 실렸고,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에 이어 그림 값도 늘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해방후 국전 창립 멤버로 7번이나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미협 이사장도 지냈으나 창작에 대한 열정만은 늘 놓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는 87년 현대화랑에서 열린 10주기전 이후 가장 많은 20여점이 출품됐다. 성균관 향원정 광릉 등 가장 한국적인 풍경과 라일락 백합 국화 코스모스를 소재로한 작품에서 그의 ‘엄격한 대상 관조와 중후한 표현’을 만끽할 수 있다. 손녀인 도윤희씨가 할아버지의 재주를 이어 받아 화업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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