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오늘은 오전에는 주가가 크게 오르더니 오후엔 떨어지네요
한달 전 만날 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표정으로 기자를 맞은 한미은행 신동혁(申東爀)행장은 주가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한미은행 주가는 9월19일 4800원으로 3개월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10일까지 오름세다. 10일 종가는 6700원.
주가 상승세의 원인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글쎄요. 시장에서 하나은행과 업무제휴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곧 합병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 때문 아니겠어요.
아껴둔 질문사항인 합병 주제가 예상보다 빨리 화제에 올랐다.
주주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합병이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합병 이후 주가가 오를 수 있느냐는 거죠. 그 다음이 시너지효과와 기업문화입니다.
어느 은행과 가장 기업문화가 맞느냐고 물었다. 신행장은 주저없이 하나은행이라고 했다.
신행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런 모습을 보여왔다. 커다란 태도변화였다.
주택은행은 어떠냐 는 질문에는 신행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주택은행과 하나은행은 주주 구성상 각각 같은 생명보험 계열인 ING와 알리안츠가 대주주라서 융합이 어려울 것입니다. 가능성이 많지 않아요.
그리고는 최근 합병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에서도 바라는 것이 있겠지만 합병의 대전제는 (정부의 구상이 아니라) 주주 이익의 극대화 아닙니까?
화제는 자연스레 한미은행의 새주주가 될 JP모건-칼라힐 컨소시엄쪽으로 옮아갔다.
아직은 대주주와 합병을 논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JP모건-칼라힐 컨소시엄이 늦어도 11월초 5000억원의 주식예탁증서(DR) 대금 납입을 끝내고 합병에 대한 의사를 밝힐 것입니다. 이달내로 하나은행 등 합병 대상은행의 경영정보를 수집해 보낼 계획입니다.
신행장은 JP모건이 수집할 합병대상은행의 경영정보가 하나은행만은 아니라고 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미 하나의 합병으로 한미은행의 주가 목표선을 최저 1만원선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다만 대우그룹 등 기업 부실여신 등으로 대손충당금이 넉넉하지는 않다는 점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라는 지적.
신행장은 최근 은행권의 퇴출기업 선정에 대해서는 몹시 말을 아끼면서 이번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고만 말했다.
신행장은 9일 아침 행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자기만 믿고 동요하지 말라 는 주문을 했다. 합병설로 흔들리는 직원의 사기를 다잡기 위해서였다.
합병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아요. 다만 직원들이 합병을 의식해 가끔 자기 할 일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날 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인력을 추가로 줄일 계획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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