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는 학교 수업과는 별도로 수험생 스스로 자신의 수준에 맞춰 연간 학습 계획을 세워 혼자 공부하기 좋은 학습 도구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올 6월 서울 부산 광주 등 6개 주요 도시의 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7%가 학습지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외를 받는 학생(21.7%)보다 높은 비율.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지 구독률도 높아져 고교 3년생의 경우 2명 가운데 1명꼴 이상(56.5%)이었다.
학습지를 구독하는 이유에 대해 ‘수능에 대비하기 위해서’(39.3%)나 ‘내신 성적을 높이려고’(12.5%)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대부분.
학습지는 한 번 선택하면 1년 동안 계속 보아야 하므로 꼼꼼하게 훑어본 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선 개인별 수준과 학교별 진도를 배려해 교재가 구성돼 있는지, 학사 일정과 학습 시간을 고려해 교재가 제공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전체적인 학습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학습지를 결정할 때는 자신의 수준과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학습지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싶은 수험생이라면 문제가 많은 것을, 충분한 개념 설명을 원한다면 해설의 비중이 높은 것을 고른다.
모 회사의 학습지 집필진인 분당 수내고 물리교사 이은정씨(31)는 “학습지간 질적인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어렵고 쉬운 차이가 있으므로 자기 수준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1년동안 질리지 않고 공부하려면 편집이나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학습지는 힘들어도 매일 1시간씩 꾸준히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힘들면 주말에 다른 공부를 하는 대신 학습지에만 매달리는 방법이 있다.
학습지 위주로 공부한 수험생들은 ‘미루지 말고 하기’와 ‘오답노트 만들기’를 중요시 여긴다.
고교 1학년 2학기부터 고교 3학년때까지 학습지 1개를 구독한 이진욱군(19·서울대 역사교육과 1년). 이군은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고교 1학년 여름방학 때까지 학원에서 수학을 공부한 것을 제외하면 교과서와 학습지 문제지만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
“처음엔 학습지가 많이 밀려 방학 때 몰아서 공부하기도 했어요. 특히 수학처럼 풀기 귀찮은 과목은 한달 이상 밀린 적도 많아요.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나중에 포기하기 쉬워지는데 밀린 것을 모두 훑어보고 넘어가려고 욕심내지 말고 진도에 맞춰 밀린 것은 건너 뛰는게 좋아요. 중요한 유형의 문제는 나중에 다시 반복되거든요.”
학습지가 다루는 전체 과목을 예정대로 공부하기 힘들면 한두 과목만이라도 진도에 맞춰 공부하려고 애써야 한다.
‘밀림 극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오답노트 만들기’다.
고교 3년간 2개의 학습지로 공부한 신보애양(19·서울대 치의예과 1년)도 방학 때 예습 위주로 수학 과외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교과서와 학습지만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매일 자율학습 1, 2시간을 이용해 학습지를 공부한 신양은 오답노트를 하나 준비해 틀린 문제와 이에 대한 학습서의 해설을 오려붙이고 교과서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설명을 찾아 적어 넣었다.
한권 분량의 오답노트는 신양의 대학 진학을 돕는 일등공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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