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대세상승은 이제 끝난건가"
미국 CNN방송의 금융전문 포탈 CNNfn닷컴은 11일(현지시각) "황소는 죽었는가(Is the bull dead)?"라는 제목의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미국증시의 폭락원인을 짚어보고, 향후 전망을 소개했다.증시에서 '황소(bull)'는 대세상승을 의미한다.
CNNfn은 이 리포트에서 증시여건이 극히 불투명하고 부정적이지만 미국경제가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에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CNNfn의 스페셜리포트를 요약 정리한다.
기자와 마주앉은 캐리 코올 금융어드바이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했다. 그녀는 "지난 13년동안 올해와 같이 힘든 적이 없었다"며 "올해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미시건 디어본소재의 금융기관에서 25개 펀드상품을 운용하는 코올은 올해 모든 상품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자들이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10년간 계속돼온 대세상승기조가 꺽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동안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들의 연말수치는 연초수치보다 높았다. 특히 95년 이후 99년까지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15%에 달했다.
그러나 대세상승이 멈췄다. 황소가 더이상 달리기를 원치 않고 있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9%나 하락했다.나스닥지수는 더 비참해 하락률이 20%를 넘어선다. 연간 4%가 하락했던 지난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셈이다.
증시의 투자전략가들은 지수가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지 꽤 됐다.
와튼스쿨의 제레미 시겔교수는 "대세상승에 종말이 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나스닥시장의 첨단기술주의 대세상승은 끝난 것같다"고 말한다.
특히 인터넷주의 경우 지난 3월에서 10월에 걸쳐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떨어지면 하향이탈했기 때문에 작년과 같은 급등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주 투자자들은 올해 두번에 걸쳐 좌절을 맛봐야 했다. 5월의 대폭락에 이어 10월의 급락으로 이중바닥을 경험한 탓이다.
그러나 시겔교수는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기술주를 사두면 좋은 시기는 반드시 온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위로했다.
뉴욕 파이낸셜 애셋 매니지먼트(NFAM)의 스코트 칸 사장은 "투자자들이 패닉(심리적 공황)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럴 때 주식을 사야한다"고 말한다. 올초 기술주의 폭락을 예상하고 포트폴리오를 첨단주 위주에서 부동산-의약-투신상품-생명공학으로 재구성한 그는 "그렇다고 지금 당장 주식을 살 시점은 아니다. 지금은 매력이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단장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수는 바닥에 와있는가?
시장전문가들은 언제나 이 질문을 던지며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은 지금이 바닥이라고 인식하면서도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지난 5월의 연중 최저치를 하향돌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기술주의 경우 특히 수익-매출-장기 성장성에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루슨트 테크놀로지 주가가 하루에 22%나 폭락할 줄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기업들의 펀더켄털이 하락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매수에 가담한다는 것이 마냥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지금 미국증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불확실성 요소들이다. 유로존의 단일통화인 유로화의 약세, 국제유가의 급등, 기업수익 악화, 대통령 선거 등이 증시에 불확실성을 드리우는 요소들이다.
불확실성은 증시의 천적이다.
그러나 미국증시가 반등(rebound)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상황이 악화될대로 악화됐지만 조만간 '황소가 벌떡 일어나 앞으로 달려갈 것'이라는 시각이 더 강하다.
CSFB증권의 톰 갤빈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번달을 첨단기술주와 건강 관련 종목을 매입하는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세상승기조(the bull market)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NFAM의 칸 사장도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기 보다는 포지션을 순환시키고 있다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크게 보면 미국경제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갤빈 전략가나 칸 사장과 같은 긍정적인 시각은 CNNfn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증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나스닥지수가 곧 반등할 것"으로 잔망, 주가회복 가능성을 높였다. 또 4/4분기 증시 호황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칸 사장은 최근 증시 분위기가 개선되는 증거로 뉴욕증시와 나스닥시장의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을 들었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위한 탐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증거다.
방형국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