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는 촬영과정에서부터 곡절이 많았던 영화다.
원래 제목은 ‘북경지하’로 60년대와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서로 다른 러브스토리였지만 1998년 중국 베이징에서 90년대 부분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중국 정부의 검열로 촬영이 중단됐다. 왕자웨이감독은 스토리를 바꿔 올해 홍콩과 방콕에서 다시 촬영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화양연화’는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콧대높은 칸 영화제 집행위는 미처 완성되지도 않은 이 영화의 공식 상영일을 영화제 마지막 날까지 미뤄가며 경쟁부문에 초청했다. 영화제 카달로그에는 ‘제목 미정’이라고 소개되고, ‘사운드 믹싱이 끝나지 않았다’는 설명이 붙은 가편집 필름으로 상영됐지만 칸 영화제는 이 미완성작에 남우주연상과 기술공헌상을 안겨줬다.
포스터에는 리앙자오웨이가 뒤에서 장만위를 안고 있는 사진이 쓰였으나 이 장면은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왕자웨이 감독은 둘의 열정적 관계를 담은 장면도 촬영했지만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관객의 상상에 맡기기 위해 편집과정에서 모두 잘라냈다고 한다.
60년대 홍콩이 배경인데다 장만위의 극중 이름이 ‘아비정전’에서와 같아 ‘아비정전’의 속편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왕자웨이는 “‘아비정전’의 2편에 담겼을 법한 감정을 건너뛴 ‘아비정전’ 3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