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3일 밤 청와대에서 노르웨이 NRK 국영TV 및 노르웨이 TV2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수상소감 등을 밝혔다. 이들 방송과 노벨상 수상자의 인터뷰는 관례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수상을 축하한다. 이 상이 김대통령에게 무엇을 의미하나.
“매우 큰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상은 내게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김대통령이 말씀한 이제까지의 목표는 남북간 통일인데 이 길을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나.
“통일은 우리 민족의 지상염원이다. 그러나 지금은 통일을 추진할 단계가 아니다. 남북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통일의 토대를 마련하는 단계다.”
―노벨상위원회가 성명에서 김대통령의 인권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헌신을 평가했다. 인권을 오늘날 국제정치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개념으로 생각하나.
“그렇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인권과 자유의 좌절도 있지만 긴 눈으로 보면, 또 역사의 눈으로 보면 우리 인권은 진전하고 있다. 남아공이나 동티모르에서 보듯이 세계가 궁극적으로 인권의 존엄성을 느끼게 될 것으로 믿는다.”
―김대통령은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어떻게 말할 수 있나.
“나는 일생을 두고 정의는 항상 승리하지만 당대에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정의 승리의 신념을 갖고 살아왔다. 정의 필승을 믿는 일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또 상을 받고 보니 현세에서 과분한 보상을 받은 것 같다.”
―시상식에 참석할 것인가.
“기꺼이 참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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