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록커 박완규가 레게 머리 차림으로 돌아왔다. 99년 '천년의 사랑'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때만 해도 그는 노래 잘하는 전형적인 록 가수였다. 하지만 두 번째 독집 '엽기발랄'을 통해 '보여주는 가수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 음반은 전체적으로 하드 록과 발라드가 주류를 이룬다. '욕망이란 이름...'(오윤성 작사 유해준 작곡)은 경쾌한 기타 반주와 박완규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하드록 넘버로 미국 록 그룹 '밴 헤일런'의 음악을 듣는 듯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왜 그랬어'가 중국풍 연주와 박완규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돋보인다면 '비'와 '잃어버린 기억'은 임재범의 노래를 듣는 듯한 전형적인 발라드곡. 그룹 '들국화'의 전인권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던 '사랑한 후에'를 리메이크 하면서 전인권과 듀엣으로 부른 것도 이채롭다.
'딥 퍼플'의 'Highway Star' 처럼 속도감 넘치는 'Crazy Doggy Run' 브라스 연주를 가미한 미디엄 템포의 '언제나'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이밖에 '친구야' '닿을 수 없는 너' 등 총16곡을 수록했다.
박완규는 지난 97년 8월 그룹 '부활' 5집 발표 당시 객원 가수로 참여해 `Lonely Night'을 열창했고 99년 솔로로 독립해 '천년의 사랑'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엽기발랄' 앨범은 전곡이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 멜로디가 단순해 누구나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대중적인 록 사운드'에 주력한 2집은 그의 특출한 가창력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다. 정통 록커로 한 우물을 깊이 파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황태훈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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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이라는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