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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동양 김병철, '보직' 변경 신고

입력 | 2000-10-17 18:36:00


‘어시스트에 치중하라.’

프로농구 동양오리온스의 최명룡감독이 상무에서 돌아온 김병철(27진)에게 내린 ‘지상 과제’다.

위치와 각도에 상관없이 슛을 터뜨려 용산고 재학 시절부터 ‘피터팬’이란 별명을 얻은 슈팅가드 김병철은 97시즌과 97∼98시즌에 똑같이 17.4점을 기록, 팀내 득점3위를 했다.

그러나 2000∼2001시즌에 나서는 김병철은 감독의 명에 따라 팀의 취약 포지션인 포인트가드로 보직을 변경했다.

최감독은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김병철이 슈팅가드때보다 게임당 6점정도 적은 11점 정도만 올리면서 공수의 맥을 잡고 어시스트에 치중하길 바라는 것.

16일 삼보 엑써스전에서 포인트가드로 첫 출장한 김병철은 21분여동안 11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고려대 2년 후배인 상대팀 포인트가드 신기성이 23득점, 6어시스트를 한 것에 비하면 완패.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김병철의 얼굴은 밝았다. 비록 이날 실책을 2개나 저질렀지만 공격의 완급을 조절하고 동료에게 득점 찬스를 주는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것.

사실 그는 고려대 재학 시절 2학년까지 포인트가드를 봤고 프로 원년인 97시즌초에도 포인트가드로 활약, 실업 시절 명문 삼성과 현대를 제치고 팀을 4위에 올려놓았다. 포인트가드가 낯설지가 않다.

“득점 기회가 많이 생기지 않는 것은 불만이지만 팀이 우선 아니겠어요?”

이상민(현대), 강동희(기아)의 포인트가드 싸움에 김병철도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