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라이벌 시리즈’다.
미국이 뉴욕 양키스―메츠의 ‘지하철시리즈’, 일본이 왕정치감독과 나가시마감독의 ‘O―N시리즈’라면 한국은 ‘재계 라이벌 시리즈’와 ‘더그아웃 시리즈’가 준비돼 있다.
19일과 20일 수원과 잠실에서 각각 7전4선승제로 막을 올리는 현대―삼성, 두산―LG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빅카드’라 할 만하다.
▽맞붙는다는 것 자체가 흥밋거리〓현대와 삼성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번도 대결한 적이 없다. 양팀 성적이 모두 좋았던 98년 한차례 성사될 뻔했지만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LG에 패하는 바람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지 못했다. 재계 맞수가 야구를 통해 ‘대리전’을 치른다는 것만으로도 관심거리다.
두산과 LG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것도 처음.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93, 98년) LG가 승리한 적이 있지만 플레이오프 대결은 없었다. 잠실구장 더그아웃을 나눠 쓰며 오래 전부터 앙숙으로 지내온 ‘한 지붕 두 가족’의 대결은 서울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1대3’의 승부〓현대에는 정민태―김수경―임선동으로 이어지는 정규시즌 공동 다승왕(18승)‘빅3’가 버티고 있다.
반면 삼성에는 현역 최고의 타자 이승엽이 있다. 결국 이승엽―빅3의 대결. 이승엽은 올시즌 정민태를 상대로 12타수 5안타 1홈런으로 강했고 김수경에겐 9타수 2안타지만 홈런이 1개 있다. 임선동에겐 3타수 무안타.
이승엽은 최근 무릎부상에서 회복, 준플레이오프에서 1홈런 4타점을 올릴 정도로 상승세에 있다.
▽감독직을 걸고 싸운다〓정규시즌 뒤 메이저리그 감독중 6명의 목이 달아났다. 계약기간중이라도 마음을 놓을 처지가 아니다. 올 스토브리그에선 ‘거물’ 김응용감독(해태)이 움직인다. 그의 행보에 따라 ‘감독들의 대이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따라서 ‘사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선 이겨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팽배하다.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