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학시절 룸메이트였던 두 사람이 대통령과 사업가로 변해 30년 만에 다시 만난다.
인도네시아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은 이라크 유학시절 함께 방을 썼던 재미교포 사업가 오만규씨(60)와 19일 서울에서 만날 예정이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차 18일 방한한 와히드 대통령은 서울 출발에 앞서 오씨를 찾으라고 비서실에 지시했다. 두 사람은 60년대 말 이라크의 바그다드대 아랍어과 동기생으로 1년간 같은 방을 쓰며 이국생활의 외로움을 나누었던 사이.
미국 에서 무역회사를 운영중인 오씨는 17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에서 전화가 걸려오자 한때 어리둥절해했다. 와히드 대통령이 한국 방문시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해들은 오씨는 그길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씨는 “와히드 대통령이 나를 기억해 줘 기쁘고 그동안 연락을 못해 한편으로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룸메이트로 함께 고생했던 일을 와히드 대통령이 아직 잊지 못하는 것 같다”며 뜻깊은 만남을 앞둔 설렘을 토로했다.
와히드 대통령과 오씨는 19일 오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재회할 계획이다.
89년 미국 이민을 떠난 오씨는 로스앤젤레스 교외에서 생활용품을 중국과 중동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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