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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화제]법성상고 여고생 7명 ‘빛나는 투혼’

입력 | 2000-10-18 19:00:00


엔트리 12명에 7명만이 출전한 선수들은 메달을 2개씩 목에 걸어도 될 판이었다. 18일 동아고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전 농구 여고부 결승. 법성상고는 연장 접전 끝에 경기 수원여고에 역전패했다. 전반은 앞섰으나 주전 5명에 식스맨 2명이 번갈아 뛰다보니 결국 힘이 달렸던 것.

전남 영광 법성상고. 남녀공학으로 전교생 500명에 여학생은 300명이 조금 넘지만 체육관은 고사하고 변변한 농구 골대조차 없다. 하지만 맨땅에서 농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96년 창단된 농구부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전국대회 은메달을 따냈다.

평소 흙먼지를 마시며 훈련해온 선수들은 다행히 올초부터 학교에서 10㎞ 떨어진 영광원전 체육관을 빌려 근근이 훈련해 왔다. 그나마 심야에나 체육관 대관이 가능했지만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었다. 전용 버스가 있는 다른 팀과 달리 숙소와 체육관을 오가는 수단은 오로지 ‘두 발’밖에 없었으며 연 1000만원의 지원금으로는 대회 출전조차 힘들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하루 10시간의 ‘지옥훈련’을 소화해낸 법성상고 농구팀은 5월 연맹회장기대회에서 감격의 우승을 연출하기도 했다.

법성상고 배오진 감독은 “주위에서 금메달을 따면 전용체육관을 지어준다는 얘기가 있어 더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