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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정상회의]서울 오는 퍼스트레이디 '내조외교'

입력 | 2000-10-18 19:02:00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선 참석한 정상들 못지않게 ‘퍼스트레이디’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그들의 행동과 말솜씨, 심지어는 패션에서도 국가의 이미지를 느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폴 라스무센 총리의 부인 론 뒤카이예 여사(60)는 결혼 후에도 처녀 때의 성(姓)을 고수하고 있는 맹렬 여성으로 80년대 말 환경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유럽의회에서 활동중이다. 그는 20일 틈을 내 우리측 정보통신부 차관과 여성특위위원장을 만나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계획이다.

중국 주룽지(朱鎔基)총리의 부인 라오안(勞安·71)여사는 전기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 조용한 성격으로 남편의 공식행사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라오 여사는 서울방문 이틀째인 18일 서울 예술의 전당, A기업의 주택문화관 등을 ‘소리나지 않게’ 둘러봤다. 라오 여사의 이같은 서울 나들이는 신축 공사가 한창인 베이징(北京)의 중국 국립오페라하우스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 중산층의 주택공간에 대한 그의 관심에 따라 중국측이 요청한 데 따른 것. 인도네시아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과 함께 18일 서울에 온 신타 누리야 여사(52)는 여권운동가. 인도네시아대사관측은 “공식일정이 빡빡해 별도의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대통령부인께서는 정상부인들과의 모임에서 아시아여성의 권리신장을 위한 유럽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의 부인인 시티 하스마 여사는 의학박사. 70세가 넘었지만 평소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은 그는 20일 서울 은평구 천사의 집을 방문, 아동들과 2시간 정도 시간을 함께할 계획이다. 아일랜드의 버티 어헌 총리 부인인 실리아 라킨 여사는 정식 부인이 아니어서 ASEM기획단 관계자들이 예우문제로 신경을 쓰고 있다. 어헌 총리의 비서였던 라킨 여사는 총리의 이혼수속이 끝나는 대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 그러나 라킨 여사는 다른 정상부인들과 마찬가지로 공식일정에 모두 참석해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내조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