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의장국인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유럽의 26개국 정상과 정상급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이틀간 일정으로 서울에서 개막된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양 지역간 정치, 경제, 안보, 정보통신분야의 협력강화방안을 모색하고, 특히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하게 된다.
회의에서는 또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과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2000', '의장성명' 등 3개 문건이 채택될 예정이다.
'서울선언'에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제적 지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한 북·미관계 등이 언급되며, 의장성명에는 양 지역의 동반자관계 강화, 유가 불안정에 대한 우려, 양 지역간 정보격차(digital divide) 해소를 위한 협력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등 아시아 10개국 정상은 19일 삼성동 ASEM컨벤션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남북정상회담과 북한 조명록(趙明祿) 차수의 방미 이후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역내 교류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아시아 각국 정상들은 회의에서 김대통령의 6월 방북을 계기로 한반도 분단이후 처음으로 전쟁위기 해소 가능성이 열리고, 평화정착 분위기가 조성된 점을 평가하면서 남북한 화해·협력분위기가 심화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에는 ASEM 의장인 김 대통령을 비롯,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등 한-중-일 3개국 정상들과 추안 리크파이 태국 총리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7개 회원국 정상 및 정상급 대표들이 참석했다.
또 아시아 10개국과 유럽 16개국 차관급 관리들도 이날 컨벤션센터에서 회의를갖고 '서울선언'의 미합의 쟁점인 대량파괴무기(WMD) 언급여부와 관련,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에서 문안손질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WMD에 대해선) 포괄적 표현으로 관심을 표하고, 북한과 ASEM에 대해 서로 협력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남북한이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관련 결의안' 통과를 공동추진하는 등 최근 진행되고 있는 외교협력의 일환으로 '서울선언' 채택 하루 전인 이날 선언문내용을 북한측에 전달했다.
고위관리회의는 또 'AECF 2000' 에 포함될 신규회원국의 단계적 확대 등 회원국가입문제와 관련한 5개 원칙을 확정함으로써 ASEM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역외국가인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론 북한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편 김 대통령은 오후 인터컨티넨탈호텔로 회원국 정상들을 초청해 만찬을 주최하고, 만찬을 전후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 타르야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이한동(李漢東) 총리도 이날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각국 정상과 장관급 참석자, 차관 및 차관보급 고위관리들을 초청한 가운데 리셉션을 주최했으며,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장관과 한덕수(韓悳洙) 통상교섭본부장도 양 지역 장관급 참석자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연합 공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