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의 판공비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4.2배나 늘어난 1억4300만원입니다. 국민이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공직자가 솔선수범해서 씀씀이를 아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는 떳떳합니다. 일을 많이 하면 쓸 곳이 생깁니다. 환경부는 타부처에 비해 워낙 판공비가 적어서 이를 현실화했을 뿐입니다.”
19일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는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의원과 김명자(金明子)장관의 판공비 설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김의원은 우선 두달 전부터 요구한 판공비 사용명세를 18일 밤에서야 불완전한 형태로 제출한 것을 질타했다. 김장관은 “다른 뜻은 없고 명세를 밝혔을 때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게 될까봐 망설였다”고 해명했다.
주고받기식 설전이 벌어진 것은 사용명세에 대한 추궁이 시작되면서부터. 김의원이 “국가정보원과 청와대비서실 접대가 많은데 도대체 무슨 필요냐”고 공격하자 김장관은 “환경부 담당 국정원 관계자와는 협의할 사안이 많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한차례씩만 만났다”고 응수했다. 잦은 언론인 접촉에 대해서도 “환경행정은 대국민 홍보가 필수 아니냐”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백화점지출 전표가 나오자 김장관은 당황했다. 김의원이 품목이 기재 안된 뭉칫돈이 백화점에서 모두 1300여만원 지출됐다고 밝히자 김장관은 “나는 백화점에서 공금을 쓴 적 없다”며 실무자에게 답변을 미뤘고 실무자는 “명절 때 인사로 돌리는 선물값”이라고 해명. 그러나 곧바로 김의원이 “선물이라고 명시된 것은 따로 있고 지불날짜도 명절과 맞지 않는데 무슨 소리냐”고 추궁하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장관은 “질의 중간에 왜 웃느냐”는 김의원의 시비에 “일에 대한 나의 소신과 너무 다른 말씀을 하시니까 웃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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