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다시 20만원대에 안착할 수 있나.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전일보다 21500원이 오른 166500원을 기록,상한가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메릴린치(50만주) 쟈딘플레밍(23만주) UBS워버그(18만주)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11만주) 등을 통해 대량으로 매수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끌어올렸다. 여기다 오늘부터 시작된 자사주 매입도 일조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다시 20만원대에 안착할수 있는지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등에 성공해야 국내증시도 안정을 되찾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증시전문가들은 20만원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20만원대 진입에 성공하려면 DRAM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야 하는데 현시점에서 낙관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대다수 반도체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 달리 10월중순이 넘어서도 DRAM가격이 회복될 조짐이 없다. 오히려 5달러마저 무너졌다. DRAM가격의 추세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외국인들의 추가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의 주장이다.
이팀장은 "이틀 연속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것이 추세전환을 의미하는 것인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DRAM가격이 반등하지 않으면 외국인 순매수행진이 지속되기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20만원 진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음주 월요일(23일)에 발표될 3분기 실적도 시장전망치를 밑도는 것도 20만원대 재진입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오진근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담당애널리스트는 "구체적인 실적은 23일에 알 수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보면 매출액과 순이익이 2분기보다 1.6%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은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치에 미달되는 실적이다"고 평가했다.
9월부터 시작된 DRAM가격하락과 TFT-LCD의 과당공급 그리고 단말기판매감소 등으로 4분기에는 더욱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오 애널리스트는 전망한다.
20만원 이상으로 반등하기 위한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는 의미다.
실제로 외국계증권사중에서도 상당수가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20만원 밑으로 제시하고 있다.
CSFB증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보유(Hold)로, 적정주가를 14만 5000원으로 제시했다. DRAM가격이 당분간 회복하기 어렵다는게 주원인이다.
20일 장중가격 166500원보다 낮으니 사실상 현가격대에서는 매도하라는 얘기다.
다만 메릴린치증권은 3분기 실적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8조 6천억원, 세전순이익은 2조 2천억원으로 메릴린치증권은 추정한다. 애당초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증권사는 3분기 실적을 토대로 올해 31조 6천억원의 매출액과 6조 8천억원의 세전순이익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DRAM 가격도 크리스마스시즌을 앞두고 PC판매가 늘면 4분기에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가격대도 삼성전자 펀더멘털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3.2달러에서 5달러에 불과한 DRAM 제조원가에 비교할 때 삼성전자는 여전히 50%이상의 이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현물가격보다는 계약가격(Contract Price)으로 전체 DRAM의 90%를 판매하고 있어 현물가격하락의 충격을 상당부문 흡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증시에서 기술주 펀드의 비중이 다시 늘어난 것도 20만원 안착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주(12일∼18일)미국 뮤추얼펀드의 신규유입자금중 기술주펀드의 비중이 5주만에 다시 2자리수로 재진입한 것은 미국 반도체주식의 상승과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추가반등을 가져올 것이라고 오성식 리젠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조심스럽게 점친다.
박영암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