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정상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26개국 VIP들에게 최고의 요리를 대접한 호텔들은 이 음식들에 ‘ASEM 정상만찬’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음주부터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20일 청와대에서 치러진 공식만찬은 ‘인삼을 테마로 한 궁중요리’. 유럽과 아시아 정상내외와 각료 2인의 내외 등 160여명의 VIP를 위해 신라호텔에서 열차례가 넘는 시식 끝에 메뉴를 확정해 음식상을 차려냈다.
당초 왕새우찜과 대합찜전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벨기에 부총리가 새우를 싫어하고 네덜란드 총리는 조개류를 기피한다는 소식에 해물전으로 대체했다.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조미료 알레르기가 있어 모든 요리에서 조미료를 빼는 등 세심한 신경을 썼다.
신라호텔 한식당의 전인주차장은 “미리 상에 차려놓는 기본찬을 외국VIP들이 식전음식으로 착각하고 본음식이 나오기 전에 다 드실까봐 충분히 양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건배주로 쓰인 술은 금산인삼주. ASEM준비기획단이 열었던 한국전통음식 세계화를 위한 품평회에서 동상을 차지한 술이다. 디저트주로는 대상작품인 선운사 복분자주가 선정됐다. 청와대 만찬은 23일부터 신라호텔 한식당에서 그대로 맛볼 수 있다. 02―2230―3354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이번 ASEM의 혜택을 톡톡히 본 곳이다. 19일 만찬과 20일 오찬을 차려냈다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음주부터 그랜드인터컨티넨탈(02―555―5656)에선 ‘ASEM만찬메뉴’를, 코엑스인터컨티넨탈(02―3452―2500)에선 ‘ASEM오찬메뉴’를 점심 저녁 가리지 않고 판매한다.
“단순히 요리로 보시면 안되죠. 문화, 종교와 역사, 관습과 기호를 한데 녹인 예술품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리셉션요리와 만찬을 총감독한 정용우 조리부장은 25년 경력의 베테랑 주방장이다. 어느 정상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기피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6개월전부터 자료를 확보해 연구를 거듭해 만찬메뉴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에펠탑, 덴마크의 인어 등 각국의 상징물들을 셔벗으로 장식해 만찬메뉴에 넣은 것도 그의 아이디어. ASEM로고가 새겨진 ‘먹는 장식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리츠칼튼호텔은 공식만찬이나 오찬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총리와 대표단 20여명이 묵었다는데 착안, 이탈리아요리 축제를 마련했다.
이탈리아 출신 주방장 데이비드 몰리코네가 시칠리아 피에몬테 토스카나 등 이탈리아 각지방의 정찬요리를 양식당 ‘세자르 그릴’(02―3451―8274)에 내놓는다. 지중해식 레스토랑 ‘카페 환티노’(02―3451―8271)에서는 파스타 뷔페가 마련돼 주방장이 고객 앞에서 직접 요리해준다.
한편 ASEM 퍼스트레이디들을 위한 오찬을 대접한 롯데호텔은 이 요리세트를 특별판매하지는 않는다. 개별 메뉴는 얼마든지 주문할 수 있다. 20일 창덕궁 퍼스트레이디 다과회에 나왔던 율란 조란 등 한국과자는 궁중음식연구원이 운영하는 지화자(02―547―3886)에서 똑같은 것을 먹을 수 있다.
19일 ASEM 만찬
20일
ASEM 오찬
20일
퍼스트레이디 오찬
20일 청와대 만찬
·소테른 젤리를 곁들인 프와 그라
·참가자미 완탕을 곁들인 버 섯 콩소메수프
·새우집으로 말아 샤프론 소 스를 얹은 바다가재구이
·파인애플과 후추향의 셔벗
·보들레즈 소스의 쇠고기 안 심구이
·물냉이샐러드
·마스카포네 무스와 과일로 속을 채운 튤립과자
·커피 또는 홍차
·프랑스 샴페인 돈페리뇽
·올리브오일 을 얹은 조 개요리
·완두콩 크 림수프
·광어구이
·과일파르페
·커피 또는 홍차
·프랑스 부르 고뉴산 화 이트와인
·철갑상어알을 가 미한 신선한 굴
·양송이 크림수프
·쇠고기 안심스테 이크와 거위간
·발사미코소스를 가미한 엔디브 샐 러드
·페이스튜리를 곁 들인 아이스크림 과 과일
·커피 또는 홍차
·서양식 단과자
·기본찬(호박나물 무생채 백김치 탕평채 북어보푸라 기 다시마튀각)
·구절판
·호박죽
·해물전
·신선로
·갈비살구이
·인삼밤밥
·완자탕
·과일(감즙)
·인삼차와 한과
·화이트와인(풀리니 몽트리 세 96년산)
·레드와인(샤토 기스코 93 년산)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