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시진 투수코치는 자신이 키워낸 올시즌 다승1위인 투수 김수경을 종종 ‘투 쓰리’라고 부른다.
투스라이크 쓰리볼의 풀카운트 상황을 자주 만들어낸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다.
상황을 어렵게 끌고 가지 말라는 일종의 꾸중의 성격도 있는 별명에 대해 김수경 본인은 시큰둥하다는 반응.
20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하기 전에도 그는 상관없어요,어찌됐든 안맞으면 되는 것 아니에요? 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김수경은 이날 6과3분의1이닝동안 22타자를 맞아 무려 9번이나 풀카운트 상황을 만들었다. 투구수도 6회 이미 100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그가 장담하는 이유는 있었다.
비록 볼넷을 4개 내줬지만 다섯번은 낮게 깔리는 시속 142㎞대 직구와 126㎞의 낙차 큰 슬라이더로 모두 삼진과 범타로 처리했기 때문.
김수경은 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공을 즐겨던진다. 맞으면 어떡하냐 는 질문에 그거야 어쩔 수 없는 노릇아니냐 고 말하는 배짱을 지닌 것. 김수경은 6회 2사 1,2루의 이날 유일한 위기상황에서 이승엽을 상대로 몸쪽 공을 과감히 뿌려 삼진을 잡아냈다.
김수경이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 데뷔 3년만에 다승1위에 오르게 된 데는 이런 배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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