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었던 삼성 김진웅(20)과 현대 정민태(30)가 재격돌한다.
두 선수는 23일 대구에서 벌어질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인다.
김진웅은 팀을 4연패에서 구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게 됐고 정민태는 자신의 손으로 한국시리즈행을 일찌감치 결정지을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
김진웅은 팀의 연패 탈출외에도 개인적으로 포스트시즌 4연패를 벗어나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그런 김진웅에게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이 너무 아쉬웠다. 4⅔이닝 동안 3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5실점.직구스피드가 146km를 넘나들 정도로 구위는 괜찮았다.하지만 도망가는 피칭으로 볼넷을 남발해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3회초 삼성이 2점을 선취한 상황에서 3회와 5회 현대 하위타선에 연거푸 볼넷 2개를 허용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정민태가 몇차례의 위기를 병살로 모면한 것과는 달리 김진웅은 위기에서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던 것.
4차전을 준비하는 김진웅의 각오는 남다르다.
문제는 자신감.1차전 현대의 3,4,5번 클린업 트리오를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웠던 2회말처럼 자신의 구위를 믿고 정면승부를 건다면 현대 타선은 쉽게 그의볼을 공략하지 못할 것이다.
현대 정민태는 1차전 승리로 에이스로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6⅔을 투구한 정민태는 안타 8개를 맞으며 여러차례 실점위기를 맞았지만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으로 삼성의 공격을 2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정민태도 고민은 있다.공의 위력이 전성기만 못하다는 것.1차전 병살로 연결됐던 3회 진갑용의 타구나 5회 김태균의 직선타는 코스가 좋았다면 안타로 연결됐을 타구. 직구 최고 스피드도 김진웅보다 떨어졌다. 3일쉬고 4일만에 등판이라는 것도 정민태로선 다소 무리한 일정.하지만 한국 최고투수라는 평가에 걸맞는 투구로 삼성타자들을 압도하겠다는 각오만큼은 대단하다.
어쩌면 플레이오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4차전. 현대와 삼성의 운명은 선발 등판하는 두선수의 운명과 함께 할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