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앙숙' 메츠의 마이크 피아자(왼쪽)와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
경기 시작 전부터 양키스 선발 클레멘스와 메츠 강타자 마이크 피아자의 ‘감정 싸움’이 벌어졌다.
둘은 7월10일 인터리그 경기에서 클레멘스가 피아자의 헬멧을 맞추는 공을 던져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날 다시 두사람이 마운드와 타석에 서자 ‘일촉즉발의 상황’은 예견되고도 남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단지 이번엔 클레멘스가 피아자에게 던진 것이 ‘위협구’가 아니라 ‘부러진 방망이’였다.
1회초 3번타자로 타석에 나선 피아자는 클레멘스의 투구를 받아치다 방망이가 부러졌고, 공교롭게도 부러진 방망이는 클레멘스쪽으로 날아갔다. 클레멘스는 방망이 조각을 집어들어 ‘신경질적으로’ 피아자를 향해 던졌다. 감정이 격해진 피아자가 마운드 쪽으로 걸어나오는 순간 주심과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뛰어나와 피아자와 클레멘스의 싸움을 말렸다.
다행히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고, 클레멘스는 이닝이 끝난 뒤 주심에게 “내 잘못”이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뉴욕 양키스가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의 역투로 2연승을 달렸다.
양키스는 23일 홈구장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뉴욕 메츠에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연승 기록을 14경기로 늘렸다.
클레멘스는 8회까지 삼진 9개를 잡고 2안타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로 양키스의 승리를 지켰다. 클레멘스는 38세의 노장답지 않게 최고 구속 156km의 강속구로 메츠 타선을 농락했다. 양키스는 티노 마르티네스와 스코트 브로셔스가 2타점씩을 올리는 활약에 힘입어 5이닝에 걸쳐 6점을 뽑아냈다.
반면 피아자의 방망이는 너무 늦게 터졌다. 3타수 무안타에 그치던 피아자는 0―6으로 뒤지던 9회초 4번째 타석에서 양키스의 구원투수 제프 넬슨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메츠는 뒤이어 재이 페이튼이 넬슨을 구원한 ‘특급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3점 홈런을 뽑아 5―6까지 뒤쫓았지만 더 이상의 득점에는 실패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은 25일 장소를 메츠의 홈 구장인 셰이스타디움으로 옮겨 벌어진다. 양키스 선발은 올랜도 에르난데스, 메츠 선발은 릭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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