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는 특정 지역성이 아닌 세계적 보편성을 지향한다. 할리우드가 홍콩보다 유리한 점은 제작시스템이 아니라 그런 보편성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한때 ‘동양의 스필버그’라고 불렸던 홍콩의 쉬커(徐克)감독. 97년 홍콩반환을 계기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가 할리우드 자본과 홍콩 연기자를 합작해 만든 영화 ‘순류 역류(Time and Tide)’를 들고 23일 한국을 찾았다.
‘순류 역류’는 현대 홍콩을 무대로 성경의 창세기 구절을 인용한 철학적 독백과 도심 속 서민 아파트에서 ‘황비홍’식 현란한 안무액션을 결부시킨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 영화.
“이번 영화에서는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두 명의 주인공이 혼돈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모습을 담았다. 과거엔 주인공들의 내면세계를 바로 액션으로 표현했다면 최근엔 심리적 묘사로 담아내는 데 관심이 많다.”
그는 자신의 이런 변화를 할리우드로 진출한 홍콩영화인들의 운명 같은 것으로 설명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할리우드에서 이미 완성된 스타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존 우(우위썬·吳宇森)나 청룽(成龍) 모두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는 ‘촉산2’의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중이며 방콕을 무대로 ‘흑협2’ 촬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근황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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