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용병.’
프로농구 신세기 빅스의 요나 에노사(29)는 특이하게 미국령 사모아 출신으로 하와이 브리검영대를 나왔다. 흑인이 판치는 용병 세계에서 피부색도 다르고 이름도 특이한 에노사는 2m4의 큰 키를 앞세운 정통 센터로 부실한 골밑 때문에 허덕이던 신세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 신세기가 시범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 상위권을 달리는데도 그의 힘이 컸다.
그런 에노사가 코트 밖에서도 코칭스태프나 동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바로 뭐든 잘 먹는 식성 때문이다. 입맛이 까다로운 용병들은 보통 별도 메뉴가 제공되기 마련. 하지만 에노사는 한국 선수와 똑같은 음식을 먹는다. 김치 국물에 밥을 비벼 해치우는가 하면 맵고 짠 갈치 조림도 ‘게눈 감추듯’한다. 간식으로 라면과 김치를 찾는다.
지난 시즌 신세기에서 뛰었던 로즈그린이 닭고기도 가슴살만 요구하는 등 식사 때마다 까탈을 부렸기에 에노사는 더욱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대학에 다닐 때인 96년 자매학교인 연세대와의 교류를 위해 서울을 방문했던 에노사는 학창시절을 보낸 하와이와 미국 본토에서 한국 음식을 즐겼던 터라 식탁에서 별 어려움이 없다는 것. 그는 한마디로 다른 용병과 달리 ‘준비된 외국인선수’로 한국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