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디오 시장에서 '무삭제판' 비디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비디오는 1980년대 제작된「칼리큘라」. 로마의 악명높은 황제였던 칼리큘라의 성도착적 행태를 담은 작품으로 러닝타임 156분 가운데 140분이 복원됐다. 엄밀히 말하면 '완전 무삭제'는 아니다.
이탈리아의 틴토 브라스 감독의 연출했으며 피터 오툴, 말콤 맥도웰 등 유명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으로 지난 90년에는 40분 가량이 삭제된 채 국내에 출시된 적이 있었다.
또「베티블루 37.2°」가 최근 극장 재개봉에 맞춰 3시간 5분짜리 비디오로 다시 나왔는가 하면, 올들어서만 폴 버호벤 감독의「원초적 본능」,「쇼걸」, 공포영화「헬레이져」, 에로영화「O의 이야기 1.2」등이 무삭제판으로 재출시돼 예상 밖의 호응을 얻고 있다.
92년 개봉돼 화제를 모았던 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은 올 1월에 샤론스톤이 다리를 꼬는 장면 등 삭제된 6-7분 가량과 폴 버호벤 감독이 영화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 등 20분 가량이 추가돼 다시 나왔으며, 폴 버호벤 감독의 「쇼걸」역시10분 가량이 늘어났다.
또 충격적 영상과 변태적인 성행위 등으로 논란이 됐던「O의 이야기」가 삭제된25분 분량이 복원돼 재출시 됐으며, 올 8월에는 공포영화의 붐을 타「헬레이저」의무삭제판이 나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베티블루37.2°」 무삭제판을 출시한 이십세기 폭스 엔터테인먼트는 "현재까지 비디오는 6천-7천장 정도 판매됐으나 영화 마니아들과 소장가들로부터 꾸준히 구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무삭제판' 재출시 붐에 대해 비디오 제작사 한 관계자는 "극장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들이 비디오 시장에서도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면서 "화제작들의잘린 부분을 복원해 다시 출시함으로써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틈새 시장을 노린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가 완화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비디오부 관계자는 "작년 6월 공연예술진흥협의회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로 바뀌면서 심의가 완화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무삭제판' 홍보 문구와 함께 시중에 유통된 비디오 가운데 실제로 완전한 무삭제판은 「원초적 본능」하나 뿐"이라고 밝혀, 비디오 유통업자들의 '상술'이 일정 정도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