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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두산도 LG도 시원찮은 선발진 "믿을건 허리뿐"

입력 | 2000-10-25 18:38:00


승부는 결국 ‘허리싸움’에서 결정된다.

현대가 삼성에 4연승을 올리며 느긋하게 방망이를 다듬고 있는 사이 한 장 남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두산과 LG가 잠실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다.

양팀 모두 선발 투수진이 빈약해 ‘허리’를 책임지는 중간계투요원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

1차전 선발로 나선 해리거(LG)와 조계현(두산)만이 6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2, 3차전에선 3이닝을 던진 최향남(LG)이 가장 많은 이닝을 견뎌냈다. 그만큼 양팀 선발 투수진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3차전까지 치르면서 양팀이 마운드에 내세운 투수는 두산이 10명, LG가 9명으로 엔트리에 오른 선수를 모두 내보냈을 만큼 ‘물량작전’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가 정규리그 다승 공동1위 트로이카 정민태―김수경―임선동 이외에 정규리그에서 74경기에 나와 16홀드를 올린 든든한 ‘허리’ 조웅천이 플레이오프에서도 3경기에 나와 6이닝 무실점으로 1세이브 2홀드를 기록한 것과 좋은 대조가 된다.

양팀의 허리싸움은 ‘패기와 관록의 격돌’. 두산이 박명환(23)과 이혜천(21) 김유봉(24) 장성진(25) 등 20대의 싱싱한 어깨를 내세웠다면 LG는 현역 최고령 김용수(40)와 좌완 최창호(34)의 노련미에 승부를 걸고 있다.

어깨부상에서 회복한 박명환은 1, 2차전에 연일 등판해 2와3분의1이닝동안 무실점을 기록해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 ‘깜짝 등판’한 장성진은 3과3분의2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버텨 진필중의 ‘악몽’에 시달리던 김인식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반면 LG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김용수가 버팀목이다. 3차례 플레이오프에 모두 나선 김용수는 1차전에서 상대 마무리 진필중의 실투로 어부지리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포함, 3차전에서도 7회 1사1루 상황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4년차 좌완투수 최창호도 3경기에 개근 등판하며 4명의 타자에게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도 허용하지 않고 원포인트릴리프로서의 제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