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서는 그날의 분위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경향이 많다.양팀 선발 조계현과 해리거는 1회 심정수의 3점홈런으로 이미 상반된 분위기 속에 경기를 펼쳤다.
두산 선발 조계현은 근래에 보기 드문 최고의 피칭을 했다.직구 최고 스피드가 138㎞에 그쳤지만 변화구 컨트롤이 낮게 깔리며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특히 양준혁 등 강타자와의 대결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몸쪽 정면 승부를 펼쳐 범타로 유도하는 노련한 피칭을 선보였다.
조계현은 7회 2사까지 던지는 동안 3차례 정도의 위기가 있었다.1회 2사 1,2루에서 양준혁을 1루 땅볼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넘겼고 4회 2사 1,2루에서 이종렬을 중견수 플라이,6회 1사 3루에서 대타 서용빈과 최경환을 각각 삼진과 2루 땅볼로 처리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겼다.
조계현의 호투에는 1회 심정수의 3점홈런이 큰 도움을 줬다.심정수는 볼카운트 1-0에서 상대 선발 해리거의 몸쪽 높은 볼을 걷어올려 아치를 만들었는데 해리거의 실투라기보다는 심정수의 괴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대목이었다.
반면 LG 선발 해리거는 평소와 다른 피칭으로 4이닝을 던지고 강판당했다.평상시 직구 비율이 80%에 가까운 해리거가 이날은 직구와 변화구의 비율이 50대50일 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지만,결국 경기 초반 심정수에게 허용한 첫 안타이자 홈런 때문에 평상시의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영덕 전 한화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