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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지터 첫 올스타전-월드시리즈 MVP 동시석권

입력 | 2000-10-27 18:45:00


메이저리그에 이런 ‘행운아’가 또 있을까.

이제 만 26세, 메이저리그 데뷔 5년차의 유격수. 그러나 벌써 4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끼었고 쟁쟁한 스타들이 겨루는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당당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양키스 선수로는 첫 올스타전 MVP. 그리고 내친김에 월드시리즈 MVP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올스타전 MVP와 월드시리즈 MVP를 함께 차지한 선수는 그가 처음.

44년 만에 벌어진 ‘지하철 시리즈’는 바로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사진)를 위한 잔치였다. 지터는 홈런 2방을 포함, 0.409의 타율로 시리즈 MVP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14경기 연속 안타의 진기록도 함께 세웠다.

월드시리즈가 벌어진 양키스타디움이나 셰이스타디움을 찾은 여성팬은 응원하는 팀이 어느 팀이든 지터에게 환호성을 올렸다. ‘모든 미국 여성의 연인’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

1974년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갈색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 오뚝한 콧날이 묘한 매력을 더해준다. 잘 생긴 외모만큼이나 뛰어난 기량으로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 레드삭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빅 3’로 평가받는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결혼하고 싶은 남자’로 선정됐던 이력에 미녀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와의 스캔들까지 더하면 누구라도 지터를 미국 최고의 ‘섹시 스타’로 꼽는데 주저할 리 없다.

MVP 트로피를 건네받은 지터는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호세 비즈카이노, 폴 오닐, 루이스 소호 등 경기마다 영웅이 있었고 그들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이 상은 경기에 나선 모든 영웅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뉴욕 팬들은 데뷔 후 줄곧 양키스 유니폼만을 입어온 ‘양키스 맨’ 지터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지터는 이미 베이브 루스,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의 뒤를 잇는 ‘뉴욕의 새로운 슈퍼스타’가 될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