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투자전략/거래소] 해외 변수 유리해 반등 시도

입력 | 2000-10-28 11:53:00


국내증시에 오랜만에 희소식이 태평양을 건너 왔다. 미국증시를 상승세로 반전시킬 수 있는 거시경제지표가 발표된 것.

27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3분기 GDP 성장률이 2.7%라고 발표했다.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5%를 훨씬 밑돌뿐 아니라 2분기의 5.6%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번 실적발표는 미국경제가 이제 금리를 인하해야 할 정도로 예상보다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물건너 갔다는 공감대가 월가에 형성됐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서 다우지수는 J.P. 모건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일보다 210.50 포인트(2.03%)가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전일보다 20.37포인트(-2.89%) 하락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4.35% 하락했다.

김정기 코스모투자자문이사는 이번 3분기 GDP실적 발표가 미국의 금리인하->미국증시 상승반전->국내증시안정이라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 이사는 "비록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했지만 3분기 GDP발표로 그동안 국내증시를 억누르던 미국경기경착륙 우려, DRAM가격 하락, 고유가 등 해외 3대악재중에서 하나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미국금리인하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이탈하던 외국인투자자금 유출속도 다소 주춤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돈 한가람투자자문 상무도 다음주(10월 30일∼11월 3일) 국내증시가 보다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보여 줄 것이란 견해를 나타냈다. 현지수대(515.34포인트)에서 추가하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강조한다. 특히 금요일(27일) 현대건설 부도설로 장막판 급락한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 알려진 재료가 특별한 악재나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건설 부도설로 야기된 금요일 지수하락은 과잉반응이다. 오히려 국민연금이 투신운용사를 통해 실제 주식매수에 나서고 있어 긍정적인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

이상무는 다음주 포항제철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지수관련주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들과 달리 김태우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다음주 전저점(485포인트) 하향돌파가 예상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즉 은행권에서 제출할 한계기업퇴출명단에 현대건설이나 동아건설 등 시장에서 지목한 기업들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또한번의 시장충격이 예상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펀드매니저는 "다음주 퇴출기업 명단 작성과 AIG그룹회장의 청와대 방문 등이 주요 국내변수다"며 "퇴출기업명단에 외국인들을 만족시킬만한 기업이 포함되지 않거나 AIG그룹이 현대투신증권에 대해 출자를 포기할 경우 시장은 전저점을 하향돌하한후 상당기간 500포인트밑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한 무디스가 통화위기를 겪고 있는 필리핀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도 국내증시에 상당한 후유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다 DRAM이 4달러선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지수관련 대형주의 반등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암 pya84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