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서울라이벌' LG를 따돌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9회초 안경현의 동점홈런과 연장11회 심정수의 역전 결승홈런에 힘입어 LG에 5대4 한점 차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95년 이후 5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는 두산은 오는 30일부터 새천년 한국프로야구 첫 챔피언자리를 놓고 현대와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너무나 극적인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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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선수 심정수
두산 김인식감독 인터뷰
두산은 9회초 2아웃까지 LG에 3대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한장남은 한국시리즈행 티켓의 향방이 플레이오프 최종 7차전으로 넘어가려는 순간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안경현이 경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 나온 LG 7번째 투수 장문석의 직구를 통타,좌중간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25m짜리 동점홈런을 날려버린 것.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킨 두산은 연장 11회 4,5차전의 '영웅' 심정수가 전의를 상실한 장문석으로부터 또다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130m짜리 결승홈런을 뽑아내 승부를 마감했다. 심정수는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기록한 3개의 안타를 모두 결승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진기록을 세우며 두산의 해결사로서 자리를 확고히 했다. 김인식 감독이 선정한 플레이오프 MVP까지 차지해 기쁨두배.
진필중은 1차전 마무리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난 듯 7회 1사에서 등판해 2와2/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막아내 승리의 초석을 다졌다.진필중에 이어 두산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명환은 연장 10회 2사1,2루의 고비를 무실점으로 잘 넘기고 11회 LG의 마지막 공격을 3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 하며 승리를 챙겼다.
두산은 4대0으로 두진 5회초 반격에서 홍성흔이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쳐 볼넷으로 출루한 심정수를 홈으로 불러들여 1점을 따라붙었다.계속된 1사 3루의 찬스에서 최훈재의 적시타가 터져 4대2로 접근한 두산은 7회 김동주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려 한점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LG는 승리를 눈앞에 둔 9회초 수비에서 투수교체를 실패해 눈물을 떨구었다. LG 벤치는 8회 2사에서 등판해 9회 2아웃을 잡을때까지 안정적인 피칭으로 세이브를 눈앞에 뒀던 김용수를 빼고 마지막 한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장문석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5차전에서 역전홈런을 얻어맞은 마무리 장문석에게는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벤치의 의도가 깔린 포석.그러나 장문석이 통한의 동점홈런을 허용해 '악수'였음이 곧바로 판명됐다.
LG는 1회초 공격에서 유지현과 김재현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의 찬스에서 3번타자 이병규가 우익수쪽 바가지성안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LG는 1대0으로 앞선 4회말에도 서용빈과 김정민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고 유지현의 내야땅볼때 한점을 더해 4대0까지 앞서나갔다.
LG는 한점차로 쫓긴 7회말 추가득점 상황에서 3루주자 김재현이 홈에서 태그아웃된 것이 뼈아팠다.김재현은 허문회의 중견수 플라이때 홈을 파고들었으나 슬라이딩 타이밍을 놓쳐 홈플레이트를 지나친 후 다시 홈플레이트를 터치하려다 두산 포수 홍성흔의 태그에 걸려 아웃됐다.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 김용수는 이날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통산 28번째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장, 김정수(SK)가 해태시절 세웠던 포스트시즌 최다경기 출장기록을 제치고 신기록을 세웠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