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붕대 투혼.’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스포트라이트는 3경기 연속 홈런을 쳐낸 심정수와 6차전 9회초 동점 홈런의 주인공 안경현이 나눠 받았다.
하지만 ‘반달곰’ 김동주(24)를 빼놓을 수 없다. 6경기에서 홈런 2방, 타율 0.429로 우즈―심정수와 이어지는 두산의 ‘우―동―수 트리오’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그뿐인가. 그의 투혼은 동료의 ‘투쟁심’에 불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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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전문가 전망
두산 선수들은 30일부터 수원에서 벌어지는 한국시리즈를 대비, 안양의 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러나 그 시간 김동주는 서울에 있는 한 정형외과 병원에 누워있었다. 30일 오른손 손가락 수술이 예정됐기 때문.
김동주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도중 LG 최익성의 타구에 맞아 가운데 손가락 뼈에 금이 가고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 3차전에서 선발 4번 타자 자리를 최훈재에게 맡기고 대타로 경기에 나섰던 김동주는 4차전부터 다시 선발에 돌아왔다. 병원에서는 일주일 내로 수술을 받지 않으면 후유증이 생긴다고 말렸지만 김동주는 “별 것 아니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그리고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도루 성공이 5차례에 불과한 그 였지만 3루 도루를 성공시켰을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김동주가 4번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팀 사기에 도움이 된다”며 김동주가 팀 전체의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김동주의 한국시리즈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동주 대신 최훈재나 이도형이 클린업 트리오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18승을 거둬 나란히 다승왕에 오른 현대의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 등 ‘다승왕 삼총사’를 상대하기에 김동주가 빠진 두산의 방망이가 다소 버겁다. 하지만 오를 대로 오른 두산의 사기를 생각하면 가능성은 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호투한 이혜천 장성진 등 두터운 중간 계투진과 정수근 장원진 우즈 심정수 등 단타와 장타가 조화를 이룬 짜임새 있는 방망이를 내세워 정규리그 승률 1위팀 현대 공략에 나선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