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일본프로야구 ‘ON 시리즈’는 나가시마 시게오감독(64·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나가시마의 ‘전설’을 완성한 것은 국내 팬에겐 왕정치로 더 잘 알려진 오 사다하루(60·다이에 호크스)의 바통을 이어받은 왼손타자 마쓰이 히데키(26)였다.
‘괴물타자’ 또는 일본판 공룡인 ‘고질라의 환생’으로 불리는 그는 요미우리가 2패후 4연승의 반격을 시작한 3차전에서 145m짜리 초대형 홈런을 날린 것을 비롯해 29일 6차전에서 3회 결승홈런을 포함해 혼자 4타점을 올려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7년 연속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천재타자 이치로(27·오릭스 블루웨이브)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말 그대로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그가 움직이는 곳은 어디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도쿄돔 야구박물관의 일본프로야구 상품점에서 유일하게 실물 크기의 대형포스터가 판매되는 선수가 바로 그다.
그의 인기 비결은 1m86, 95㎏의 우람한 체격에 현대야구의 추세를 거스르는 1030g의 ‘노지심 방망이’를 마치 놋젓가락 다루듯 휘두르는 장쾌한 타격폼.
고교시절엔 전무후무한 통산 60홈런의 대기록을 세웠으며 93년 요미우리 입단 때도 계약금 1억2000만엔을 받아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입단한 괴물투수 마쓰자카(20·세이부 라이온스)가 인센티브 5000만엔을 포함해 총액 1억5000만엔을 받았지만 계약금은 1억엔이었다.
올해로 프로 8년째인 그는 타율 3위(0.316)에 그쳐 비록 타격 3관왕은 놓쳤지만 센트럴리그 홈런(42) 타점(108) 득점(116) 장타력(0.654) 출루율(0.438)의 5관왕에 올랐다.
그는 한국 투수와의 대결에서도 지난해 열렸던 한일슈퍼게임에서 1차전과 4차전에 나가 7타수 7안타 4타점에 볼넷 2개를 얻는 괴력을 과시했다.
올해까지 나가시마가 현역선수들을 모조리 제치고 4년 연속 일본 최고의 인기 스포츠맨으로 뽑혔고 그는 2위에 머물렀지만 향후 나가시마를 제칠 유일한 대안이 바로 그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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