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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3분기 실적 발표...'잔치' 끝?

입력 | 2000-10-29 18:47:00


지난 주를 고비로 미 증시의 주요 종목 3·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다.

S&P 500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의 80% 정도가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3·4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꼽는다면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에 대한 실망이라 하겠다. 주요 대기업들이 경기 상승세 둔화와 유로화 하락,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또한 예상 실적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치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결코 실적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기업들의 평균적인 수익증가율은 19.6%.

3·4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할 때만 해도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당초 3·4분기 수익 증가율 예상치인 17.2%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바 있는 2·4분기의 21.6% 증가율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현재 4·4분기에는 13%의 이익 증가를 예상하고 있고 따라서 실적 증가세의 둔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지만 3·4분기의 예상 외의 실적 호전은 이러한 평가를 돌려놓을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다.

즉 9, 10월에 진행된 주가하락은 그동안 호황에 길들여져온 투자자들의 기대수준이 터무니 없이 높았기 때문이지, 기업들의 실적이 나빴기 때문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고유가 및 유로화 문제 그리고 예상보다 줄어든 3·4분기 GDP 등 기업 실적에 위협요소들이 제거되지 못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회복하기가 힘겨운 모습이다.

실적 발표 시기가 지났고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7일 전까지는 뚜렷한 정책의 변화나 시장의 변수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도 지루한 장이 이어지는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