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동맥경화 등 성인병의 원흉으로서 간주돼 푸대접을 받는 콜레스테롤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세포막의 구성 성분. 너무 감소하면 각종 질병에 취약하게 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더구나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각종 호르몬도 콜레스테롤로부터 생성된다. 여자를 여성스럽게, 남자를 남성답게 만들어주는 성호르몬도 예외가 아니다.
콜레스테롤이 성호르몬으로 전환하는데 첫단계로 작용하는 것이 ‘17―산화효소’. 이 효소가 결핍되면 실제 성염색체는 남자인데 남성호르몬의 생성이 안되어 외모는 여자인 사람으로 태어난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40명이 의학계에 보고됐고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가 없다. 문제는 이 사람들이 외모는 여자이지만 여성호르몬도 없기 때문에 사춘기 때 유방 발달도, 체모도 생기지 않고 월경도 없다. 원래 자궁도 없고 여성의 질도 발달이 안되어 성생활이 불가능하다.
또 특정효소 결핍증 환자는 대부분 젊은 나이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고혈압에 걸린다. 성호르몬이 안 생기는 반면 뇌에서 성호르몬을 만들어 내라고 계속 자극제를 방출한다. 이 자극제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미네랄코르티솔을 분비시킨다. 이 때문에 미네랄코르티솔의 분비가 왕성해지는 사춘기에 고혈압이 생기는 것.
치료는 여성호르몬을 투여해 완전 여성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생식능력은 없다. 고혈압 치료는 미네랄코르티솔보다 승압작용이 약한 코르티솔을 투여하면 뇌의 자극제 생성이 상대적으로 억제된다. 미네랄코르티솔 분비가 줄어 혈압이 감소되는 ‘이열치열’(以熱治熱)식 치료가 효과적이다. 02―818―6021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박창규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