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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이야기]소금과 고혈압

입력 | 2000-10-29 18:56:00


임진왜란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李如松)이 조선을 돕기 위한 총지휘관으로 파견됐을 때 일이다.

그는 처음 조선 땅에 들어와 영접관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조선 사람을 시험하기 위해 자신은 ‘천하제일미(天下第一味)’가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고 ‘소상반죽(瀟湘斑竹)’이 있어야 반찬을 먹을 수 있다는 까다로운 요구를 했다.

조선의 영접관들이 천하제일미가 무엇인지 몰라 당황할 때 당시 관서도체찰사(關西都體察使)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이 웃으면서 소금 한 그릇과 소상지방의 대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꺼내놓았다. 이여송은 크게 놀라며 조선에도 인물이 있음을 알고 그후 태도를 달리 했다고 한다.

이처럼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간이 안 맞으면 그 맛을 잃기에 소금을 천하제일미라 칭한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소금으로 음식의 간을 맞춰 먹기 시작하면서 소금으로 인한 병을 얻게 되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심장혈관이나 뇌혈관 손상의 원인이 된다. 한방에서 ‘풍(風)’이라고 칭하는 중풍(中風), 즉 뇌졸중의 주요한 원인이며 신장(콩팥) 혈관도 손상시켜 신부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혈압은 짜게 먹는 음식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음식을 짜게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과 중풍의 발생률이 높다.

혀에 달라 붙는 음식 맛 때문에 소금을 습관적으로 많이 넣어 먹는 식생활을 고쳐야 한다. 고혈압의 폐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소금외에도 혈액의 지방 농도를 줄여야 한다. 따라서 채식을 많이 하는 것도 고혈압에 좋은 식습관이다. 또 체지방을 줄이기 위한 체중감량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고혈당의 치료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중풍을 막기 위해서는 맑은 공기와 적절한 몸동작으로 많은 산소를 몸에 공급하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 온 몸의 혈관에 혈액이 원활하게 흘러 순환이 활발하고 평소 스트레스를 잘 해소해 혈관의 탄력을 되찾는 것이 중풍예방의 첩경이다. 032―651―7823

손 영 태(명가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