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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현장21] 롯데호텔은 성희롱 소굴인가

입력 | 2000-10-30 18:22:00


노동부가 여직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징계조치를 지시한 롯데호텔 관계자 32명의 명단이 확인됐다.

가해자 32명 중 31명이 이사급 임원 2명을 포함한 간부들이었다.

이는 롯데호텔에서는 간부들에 의한 여직원 성희롱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간부들은 이사급 2명, 부장 2명, 팀장 2명, 지배인 12명, 부지배인 1명, 과장 7명, 과장대리 1명, 계장 4명 등이다.

이 중 본관계장 K씨, 부지배인 S씨, 과장대리 Y씨 등 10명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노동부는 민원을 제기한 피해자들에게 "기 민원인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성희롱으로 판단되어 회사에 시정조치 했습니다"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17일경 발송했다.

롯데호텔 노조는 회사측과 노동부가 징계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자 노동부의 통지문을 받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가해자 32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30일 밝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지배인 D씨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 k씨의 다리를 무릎에 올려놓고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바지속으로 손을 넣기도 했다.

지배인 E씨는 사무실에 들어온 여직원 p씨의 가슴을 움켜쥐며 유두를 잡아 비틀거나, 유니폼 위로 음부를 만지는 등의 추행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지배인 S씨는 회식 도중 여직원을 무대로 끌고나가 블루스를 추면서 강제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피해자들은 진술했다.

노동부가 밝힌 가해자들의 성희롱 행위를 유형별로 보면 '술자리 블루스 강요 등 육체적 접촉'과 '음담패설 등 언어적 성희롱'이 각각 37건, 33건 등으로 일반적이었으며, 음란사이트를 보도록 강요하는 시각적 성희롱이 11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배인 이상의 고위직의 경우에는 사무실과 업장에서 노골적으로 신체를 접촉하는 등 정도가 극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부는 지난 7월 롯데호텔 여성노동자 327명이 제출한 진정서에 대해 특별조사팀 20명을 동원해 조사한 결과, 81건의 직장내 성희롱 행위를 밝혀내고, 지난 17일 가해자 32명에 대해 호텔측에 징계조치를 지시했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