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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알짜 벤처' 돈이 말해준다

입력 | 2000-10-30 18:34:00


한국디지탈라인(KDL) 부도는 투자자들에게 두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는 ‘무늬만 벤처’인 사이비 코스닥기업의 퇴출을 가속화한다는 점에서,다른 하나는 증시침체와 옥석가리는 과정이 중첩되면서 개별회사의 재무리스크가 커졌다는 점이다. 중장기적 측면에서 전자는 분명 호재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오히려 두 번째 문제. 개별종목의 재무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종목고르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KDL에 이은 올 상반기 주가급등 종목군에 대한 주가조작 의혹제기는 재무건전기업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코스닥,방만투자의 대명사〓KDL의 부도는 부문별한 투자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KDL의 경우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액은 6억6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투자활동을 위한 현금유출은 무려 53억4000만원에 달했다.

코스닥기업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는다. 코스닥 12월 결산 403개사는 지난해 투자를 위해 4조6302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액(1조3319억원)보다 348%나 많은 금액. KDL을 포함한 상당수 코스닥기업들의 투자금액이 영업이익 규모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작년까지는 부족한 자금은 증자나 회사채발행,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끌어쓰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증시가 위축되고 신용경색이 확산된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KDL처럼 증자 등 재무활동에 의지해 투자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앞으로 상당기간 자금난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현금흐름을 중시한 투자패턴〓연말 연초 흔하디 흔했던 코스닥기업의 유상증자는 이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LG투자증권 김중곤연구원은 “지난 4월 하나로통신 4128억원,7월 리타워텍 1조5000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코스닥기업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3월을 고비로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투자정보팀장은 “코스닥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자금압박으로 문을 닫는 코스닥기업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을 것”이라며 KDL류의 한계기업이 첫 번째 부도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선 영업활동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확보,‘자금시장의 동면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재무구조 우량기업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다는 것.

LG증권 김연구원은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위주로 투자종목을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이 투자현금 유출보다 많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을 고려한 코스닥 우량종목군▼(단위 : 억원)

종목

영업현금

투자현금

EPS
(주당순이익,원)

이자보상
배율(배)

금융비용
부담률(%)

세명전기

78

-73

1,408

6.4

0.7

호성케멕스

205

-16

3,170

5.9

3.0

한일

109

-97

6,480

9.0

0.2

진로발효

146

-96

5,734

56.6

0.6

케이알

35

-34

6,729

38.3

0.7

경동제약

79

-23

2,018

34.3

1.0

좋은사람들

130

8

660

13.3

1.7

국순당

150

-70

2,090

1986.9

0.7

아폴로

211

-181

3,710

5.4

0

태진미디어

47

-44

744

-

0

테크노세미켐

53

-20

2,972

42.1

0.4

네오위즈

29

-14

1,610

2155.2

0.4

이루넷

35

-27

1,402

-

0

한국정보공학

47

-45

2,148

1672.4

0.6

일륭텔레시스

13

-5

432

38.1

4.3

* 현금흐름(영업 및 투자현금)은 99년 12월 기준, 나머지는 올 6월 반기실적 기준, 주가는 25일 종가기준(자료 : LG투자증권)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