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을 받아온 인터넷 '배너’ 광고가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가 없어 광고주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웹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이 광고에 접속, 상품을 구매하는 '클릭―스루(click―through)’비율은 97년 1%에서 올봄 0.25%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평균 '클릭―스루’ 비율을 0.1% 정도로 보고 있다.
네티즌이 인터넷 광고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를 클릭할 때 웹사이트가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고 특정 웹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은 배너 광고를 클릭, 다른 웹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원래 사이트로 다시 나오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광고의 효용이 기대만큼 크지 않자 최근 몇 주 사이 온라인 광고업체 '더블 클릭’ 사를 비롯한 많은 첨단기술주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또 인터넷 광고 시장의 주 고객인 닷컴기업이 최근 전반적인 경영악화로 온라인 광고 물량을 줄이고 있으며 일반 기업도 광고 매체로 인터넷을 선정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미디어리서치회사인 레먼 브러더스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광고는 값이 싸다는 게 매력이었으나 광고효과가 낮게 나타나 광고주의 흥미를 더 이상 끌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광고시장은 96년 1억7500만달러에서 지난해 36억달러로 급성장했으며 2005년에는 323억달러로 잡지 라디오의 광고 시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광고의 효용에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인터넷 광고 시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급속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배너 광고를 클릭하는 순간 바로 채팅이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인터넷 광고 기법 등이 등장하고 있다. 광고주의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고도 광고주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광고효과를 즉시 거둘 수 있다.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인터넷광고 무용’이란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