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가 돌아왔다.
1989년 초연이후 롱런중인 ‘오구’가 5일부터 서울 정동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초연 당시 채윤일 연출로 서울연극제에서 공연됐던 이 작품은 89년을 빼고는 매년 무대에 올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귀신붙은 연극’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객석점유율은 97%였다.
연출자 이윤택과 탤런트 강부자는 ‘오구’ 롱런의 일등공신이다.
90년부터 이 작품을 연출한 이윤택은 마당극 형태에서 다양한 실험을 거쳐 오늘의 ‘오구’를 탄생시켰다. 올해 공연에서는 환타지적 분위기 대신 현실적 리얼리티의 강조가 두드러진다. 굿의 양식에 춤과 노래 등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해온 이전 무대와 달리 대사의 비중이 커졌다. 노모의 죽음에 이어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 이승과 저승을 아우르는 인간군상의 모습이 풍자적으로 그려진다.
97년 이 작품에 합류한 강부자는 주인공 노모로 출연한다. 40년에 가까운 연기 경력을 통해 TV에서 어머니상의 한 단면을 그려온 그의 카리스마가 작품 곳곳에 배어 있다. 맏상주에는 하용부 오달수가 더블 캐스팅됐고 무당 석출역은 정동숙이 맡았다. 30일까지 7시반. 2만∼5만원. 02―773―8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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