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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정 협의회 난항…첫날 입장차만 확인

입력 | 2000-10-31 18:59:00


약사법 재개정 문제를 다룰 의―약―정(醫―藥―政)협의회가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 4층 대회의실에서 처음 열렸으나 의료계와 약계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성과없이 끝났다.

최선정(崔善政)보건복지부 장관이 주재하고 의료계와 약계 대표 9명씩 참석한 회의에서 의료계는 △일반의약품 판매 단위를 7일분 이상으로 하고 △대체조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은 슈퍼 및 편의점에서 판매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약계는 △약처방을 상품명이 아니라 일반명으로 하고 △의사가 처방한 약을 같은 성분으로 조제할 경우 의사에 대한 사후 통보 의무를 삭제하며 △1, 2급 장애인과 독거(獨居)노인은 약사가 의사 처방없이 직접 조제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이날 대화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타결 시한으로 정한 10월 31일이 지난 만큼 앞으로 3자 협의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3자간 합의에 의한 약사법 재개정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정부는 의―약―정 협의회가 약사법 재개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의약계와의 대화 내용 및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개정안 초안을 만들어 국회가 의원입법으로 통과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주수호(朱秀虎)대변인은 “정부가 의―약―정 협의회 및 의―정(醫―政)대화 결과를 토대로 3일까지 약사법 재개정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며 “정부안 수용 여부 및 향후 투쟁 방향은 4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3일까지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린 뒤 병원별 평가회의를 거쳐 8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근무 등 모든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전국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41개 대학 2만여명의 의대생을 대상으로 집단 유급 감수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2001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에 차질이 예상된다.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