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로 몰리면 한국시리즈 패권이 그만큼 멀어지는 두산 김인식 감독은 타순을 대폭 조정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의도는 좋았으나 김동주의 공백을 메꾸기는 어려웠다.
양팀은 한국시리즈 답지 않게 실책을 6개(두산 4, 현대 2)나 범하며 이것이 모두 실점과 연결되는 매끄럽지 못한 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는 현대 3루수 퀸란이 병주고 약준 한판이었다. 2_0으로 앞서던 4회 1사 1루에서 우즈의 평범한 땅볼을 1루에 악송구 동점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3_2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8회 2사 3루에선 우즈의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해 동점 위기를 넘겼다. 공수교대 후엔 3점 홈런을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이날 승부는 도루에서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는 3개를 모두 성공시킨데다 두산 포수 홍성흔의 악송구까지 겹쳐 손쉽게 주자를 진루시킨 다음 득점과 연결했다.
두산 투수들의 투구 동작을 파악, 타이밍을 잘 잡았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반면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안타를 때렸던 김민호는 현대 선발 임선동의 견제에 걸려 2루에서 아웃 됐다.
어짜피 도루는 성공확률이 반반인 만큼 좀더 과감한 시도가 아쉬웠다.
현대 유격수 박진만은 수비에서 번번이 어려운 타구를 손쉽게 처리해 투수를 안정시킨데다 공격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다. 시드니 올림픽 출전 이후 점점 완숙미를 보이고 있어 명유격수 계보를 이을 큰 재목으로 기대된다.
(배대웅/전 삼성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