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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올 겨울 '복고풍' 바람…80년대 패션 부활

입력 | 2000-11-01 18:39:00


《“‘엄마옷장 습격사건’을 아시나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쇼핑 나온 주부 최주나씨(26·서울 양천구 목동)의 말. 그만큼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는 얘기다. 종아리까지 오는 미디스커트, 허리가 잘록 들어가고 양복 깃처럼 중후한 테일러드칼라의 코트, 인민복을 연상시키는 둥그스름한 플랫칼라, 풍성한 어깨패드를 둔 남성복 등 80년대 유행아이템이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옛것을 칙칙하게 따라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전통미가 부활했다.》

건국대 신효정교수(의상심리학 전공)는 “호황이 지속되던 80년대의 안정감과 넉넉함을 그리는 마음이 이 같은 복고형 디자인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대세에 거스르지 않기 위해 복고패션을 선택하겠다는 최주나씨는 “하지만 기본 컨셉트만 옛날 풍이지 소재 색상 같은 건 변화무쌍하다”고 말했다.

겨울코트 소재로 대표적인 울, 캐시미어라도 요철감이 있는 소재가 많다.

고전적인 멋을 더해주는 트위드(모직가공작업을 단순화해 거친 느낌을 살린 것), 자연미를 더해 줘 해외컬렉션에서 많이 선보이는 헤링본(청어뼈 모양의 무늬가 있는 직물)소재 역시 시장에 많이 나왔다.

◇코트소재 헤링본-가죽 등 다양

올해 부쩍 눈에 띄는 것이 가죽소재다. 가죽하프코트는 안감에 펄을 입히거나 코팅 또는 패딩 처리한 것이 많아 한결 매끈하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겐조 아이그너 프라다 루이뷔통 등 해외명품들은 촘촘하고 모피를 짧게 깎은 ‘송치코트’를 주로 내놓았다. 만져보면 까칠까칠하지만 가죽과의 구별이 힘들 정도로 매끈해 보인다.

◇과감한 원색-소품 장식 유행

복고적인 디자인에는 패션컬렉션의 영향도 가미됐다. 벨트, 두툼한 어깨선과 느슨한 허리의 실루엣이 강조되기도 한다. 무늬는 하운드투스 체크(사냥개 이빨모양의 체크)가 단연 두드러진다.

남성카디건과 니트에선 단추 대신 벨크로(붙였다 뗄 수 있는 천소재)를 써서 간편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 돋보인다.

색상도 과감하다. 여성용은 올리브그린 카멜 오렌지, 남성복은 와인 골드 등 화려한 원색이 많이 등장해 카키 검정 회색으로 대변되는 코트의 기본관념을 바꾸고 있다.

국산브랜드 반코트는 19만∼30만원대, 가죽 롱코트는 70만원대 전후, 해외명품브랜드는 150만원 이상이다.

전통적인 겨울의상 패턴은 단순미. 하지만 올 겨울은 여러 가지 소품활용이 두드러질 듯 하다.

상반기 여성들의 유행아이템이었던 ‘파시미나’가 닥스 지이크 솔리드옴므 등 남성패션업체의 머플러로 옮겨갔다.

코트 깃이나 소매끝단 장식용으로 쓰이던 모피는 코트 원피스 스커트 바지는 물론 숄 망토 재킷 모자 머플러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추세다. 고가의 밍크나 여우털 대신 50만원대 미만인 토끼털이 대부분이다.

시장에 많이 출시된 토끼털모피 반코트는 몸에 착 달라붙는 격자무늬 스커트, 체크무늬 바지나 진주목걸이와 함께 코디해 입으면 한결 여성미가 돋보인다.

◇바느질선 촘촘한지 살펴야

올해 많이 나온 체크무늬 코트의 경우 이음선에서 체크가 어긋나면 전체적인 조화감이 떨어지므로 이음선이 정밀한지를 살펴야한다. 모피 역시 보디라인이 매끈하게 드러나는 것은 바느질선이 얼마나 촘촘한지에 달려있으므로 역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죽옷은 가볍지 않으면 활동성이 많이 떨어진다. 또한 가죽 자체의 특성상 질긴 부분이 많아 소매 가장자리 단추 지퍼 이음매의 박음질이 꼼꼼한지 점검하도록 한다.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