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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항공정비 名匠 KAL 정윤주 부장

입력 | 2000-11-02 19:38:00


“엔지니어로서 최고 영예인 명장(名匠)이 막상 되고 나니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2000년도 대한민국 명장 선정’ 대회에서 항공정비 분야 수상자로 뽑힌 대한항공 정비본부 김해정비공장 전자전기팀 정윤주(程潤柱·50) 부장은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명장은 산업현장에서 최고 기능을 보유하고 20년 이상 생산에 종사 중인 40세 이상의 기능인 가운데 최고 기술을 보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 86년 첫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298명(올해 34명 포함)이 수상했다.

정 부장은 77년 대한항공 입사 이후 23년간 항공 전자장비 분야에서만 잔뼈가 굵은 베테랑 기술자. 항공기를 자동으로 운항시키는 관성항법장치(INS)와 비행관리장치(FMS) 등 각종 첨단 장비를 정비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특히 비행 자료를 저장하는 블랙박스를 해독하는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항공기 사고 예방과 사전 정비 분야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흔히 블랙박스가 사고 원인 분석에만 사용된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평상시 항공기 내의 각종 기기를 점검하는 데 더 유용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박스 해독 프로그램은 항공기 안전 운항의 열쇠라고 볼 수 있죠.”

정 부장이 개발한 프로그램(블랙박스 리드아웃 데이터베이스)은 디지털 암호로 저장되는 블랙박스 정보를 해독하고 분석하는 것. 항공사가 일일이 블랙박스 제조업체인 미국 얼라이드 시그널사에 암호 해독을 의뢰하는 불편을 없애주는 것이 장점이다. 이로 인해 운항 횟수당 암호 분석비용 7000∼3만달러를 절감한 것은 물론 사고 발생 요인을 사전에 막고 있다.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