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필종부라고 했던가?
잠실구장에도 이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외국인이 한명 있다.
다름아닌 두산의 타이론 우즈의 와이프. 우즈가 나오는 경기마다 항상 관중석에 자리하고 있는 그녀는 남편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원래 차분한 성격으로 웬만하면 표정의 변화를 드러내지 않는 그녀지만 2일 벌어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물론 평상시가 완연히 다른 모습은 아니지만….
그녀의 행동변화를 가져다 준 것은 당연히 남편인 우즈.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우즈는 완전히 북치고 장구치면서 경기를 혼자서 다 이끌었다. 1회초 현대가 2연속 안타를 치고 나간 후 3번타자 카펜터가 친 볼이 우즈앞으로 굴러가자 우즈는 2루에 송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늦었다고 판단해서일까? 두어번을 머뭇거린 우즈는 2루를 포기하고 1루에 토스를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이후 현대는 몸에 맞는 볼과 희생플라이로 간단하게 2득점을 했으니 점수를 올리게 도와준 것은 다름아닌 우즈.
한국시리즈 그것도 2패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남편 때문에 점수를 주고 말았으니 관중석에 있던 와이프의 안타까움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후 풀이 죽은 아내를 위한 걸까? 우즈는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그것도 좀더 잘맞으면 김동주에 이어 두 번째의 잠실구장 장외홈런이 될뻔한 대형 홈런.
순간 자리에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우즈의 와이프.
하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우즈는 이어진 수비에서 1루쪽으로 날라오는 타구를 놓치면서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오게 하는 대역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스코어는 3대1.
자신이 만들어 놓은 추격의 찬스는 스스로 무너뜨리는 순간.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 있는 우즈의 모습도 딱했지만 그장면을 쳐다보고 있는 와이프의 모습도 처량해 보였다.
모든 프로선수의 와이프들도 똑같은 심정이겠지만 이날 맹활약(?)을 펼친 우즈 와이프의 심정은 본인못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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