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회계사용 소프트웨어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중소기업용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 시장 점유율 1위.’
91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더존디지털웨어의 올해 성적표. 기업소프트웨어 관련, 대기업들을 누르고 더존이 시장선두에 나선 비결은 무엇일까.
“고객 중심으로 제품을 만들고 외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 김택진(사장·43)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러나 단순함 속에는 진리가 묻어있다.
▽고객과 함께…〓더존은 벤처기업 답지 않게 전국 24곳에 지사를 갖고 있다. ‘제품은 판매한 이후가 시작’이라는 철학 때문. 올해 매출액 190억원을 넘보는 이 기업은 97년 매출액이 9억원에 불과할 때부터 7개 지사를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지금도 이 회사는 전체 직원 360명 가운데 67%인 240명을 지사에 배치해 고객이 원하면 언제나 달려가는 체제.
공급자 위주의 논리는 일찌감치 버렸다. 김사장은 초창기 직원 2명과 함께 영세사업자를 위한 간편장부용 NEO―Q 솔루션을 설치해주고 매일 구매처를 돌아다녔다. 이 솔루션을 구입한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기업의 월말 결산이 시작되면 직원들은 구매 회사로 찾아가 회계 전표를 입력하며 함께 밤을 새운다.
전국 세무 회계사 사무실의 85%와 코스닥 등록기업의 30%가 사용하는 NEO―PLUS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현재 기술개발 인력 60명 중 20명이 세무 회계사. 그만큼 ‘전문가’가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변화를 우군(友軍)으로…〓기업의 세무 회계에서 가장 중시되는 분야는 국세청의 징수체제. 세무 회계 업무 실무자들은 이 일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것이 대세. 더존은 이같은 징수 패턴과 사무 환경 변화를 먼저 읽고 제품개발에 들어갔다. 후발업체로 시장에 뛰어든 더존은 세금을 디스켓으로 신고할 때쯤 NEO―Q를 개발했고, 98년 기업 사무용 컴퓨터가 윈도용으로 대체될 때쯤엔 NEO―M을 내놓았다. 한발씩 앞서나간 것.
NEO―M을 개발할 당시 다수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이 ERP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더존은 고객층을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으로 좁게 잡고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사장은 “오프라인 기반 없이 인터넷만 갖고 만든 제품의 경우 그림은 멋있지만 알맹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6배 늘어난 40억원.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온라인 세무신고 제도의 본격 도입에도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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