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CEO가 투자자에게] 옥션 "내년 1분기 흑자전환 약속"

입력 | 2000-11-05 19:54:00


옥션 이금룡(李今龍·49)사장은 원래 ‘잘 웃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요즘에는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공모가(4만원)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이사장은 “2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을 때만 해도 항의 전화를 해오는 투자자들에 답변해줄 말이 없었다”면서 이젠 한숨을 돌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가가 탄력을 받은 것은 세계 최대의 경매업체인 미국 e베이와 합작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e베이와의 합작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비공개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양사가 합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어 ‘현명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e베이가 옥션의 지분 20%를 공모가격에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추측일 뿐이다. 지분 참여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문을 열어두고 있다. 단순한 마케팅 제휴 이상이란 점만 밝히겠다.”

―시너지 효과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옥션은 e베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시장 진출을 원하고 있다. e베이는 자신들이 보유하지 못한 옥션의 경매 솔루션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사장은 옥션의 보유 현금이 600억원이 넘는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돈이 아쉬워 외자유치 차원에서 합작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같은 주장은 애널리스트들도 공감하는 대목. e베이는 현재 진출한 나라 가운데 유독 일본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경매 물건을 등록하는 ‘게시판’만 제공해도 네티즌들이 서로 알아서 사고팔 정도로 ‘신용사회’가 자리잡았지만 아시아인의 정서는 그렇질 못하다는게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물건과 돈이 정확하게 오고가도록 배송 및 결제를 회사측에서 책임지는 옥션의 경매 솔루션을 e베이가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

― 올해도 영업이익은 적자로 예상되는데….

“월 거래액이 지난달에는 286억원에 달했다. 수수료 수입도 함께 늘고 있어 내년 1·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요즘 벤처기업들이 투자이익만을 목적으로 본업과 연관없는 업체에 투자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공모로 유치한 자금 1000억원 가운데 새한정보기술을 비롯해 물류 솔루션 등 필요한 업체에만 투자했다. 200억원 가량은 국공채 등 안전한 유가증권에, 600억원 가량은 저축성 예금에 넣어둔 상태다.”

―일명 ‘카드깡’ 업자들이 옥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고 이들의 거래가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지적이 있다.

“온라인 거래는 기록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오프라인보다 적발하기가 쉽다. 의심가는 거래는 매출원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옥션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비교적 후한 편. 다른 인터넷 사업과는 달리 수수료라는 확실한 수익이 있다는 점을 높게 사는 것.

그러나 기타 사안에 대한 주문은 많다. LG투자증권 오재원선임연구원은 “KTB네트워크, 미래와사람, 권성문 KTB사장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높아 경영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서 “e베이와의 합작이 이 가운데 일부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투명성 제고라는 토끼까지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우증권 민기훈선임연구원은 “다른 닷컴기업들과 차별화에는 성공했지만 전체 인터넷 기업의 주가 움직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