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이대로 머물다 말 것인가.
이탈리아 페루자에 진출한 안정환(24)이 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안정환은 5일 새벽 벌어진 세리에A 5차전 피오렌티나와의 원정경기서 출전선수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 이어 2번째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 이 날 페루자는 그리스 출신 브리자스(27)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대3으로 역전승했다. 지난 78년 10월15일 이후 22년만에 피오렌티나 원정경기서 승리한 쾌거.
하지만 안정환은 동료들의 선전을 먼 발치에서 지켜볼 뿐이었다.개막전인 레체전서 선발출전했으나 이렇다할 활약도 못하고 교체됐던 안정환은 2차전인 라치오전에선 후반 교체멤버로 10여분간 뛰는 데 그쳤다.
파르마와의 3차전에선 선수명단에는 포함됐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더니 급기야 4차전과 5차전에선 코스미감독으로부터 잊혀진 선수로 찍혀 버렸다. 안정환은 연습경기에선 곧잘 골을 터트렸지만 정규리그에선 몸싸움에 능한 수비수들에게 묶여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주 왼쪽 무릎에 가벼운 부상을 당해 컨디션도 좋지 않다. 5일 피오렌티나전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브리자스는 안정환과 주전싸움을 벌이고 있는 페루자의 간판용병. 그는 0대1에서 동점골, 2대2에서 역전골, 그리고 3대2에서 쐐기골을 성공시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브리자스의 상승세는 곧바로 안정환의 몰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애지중지하던 꽁지머리도 잘라 버리고 재기를 꿈꾸고 있는 안정환.
그가 속한 페루자는 12일 나폴리와 일전을 겨룬다. 과연 안정환이 고국 팬들에게 골 소식을 들려줄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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