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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실패 자초한 김재박의 '계략'

입력 | 2000-11-06 13:44:00


현대는 많은 강점을 지니고 자타가 공인하는 현 프로야구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다승왕이 3명, 타격왕, 홈런왕, 타점왕 등 투타에 걸쳐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갖춘팀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여우란 별명을 갖고 있는 김재박 감독의 작전과 그 작전을 그대로 이행해 주는 선수들.

그러나 이러한 현대의 강점이 오히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자신의 발목을 붙들고 말았다.

첫번째 실수는 조웅천의 조기투입이다. 선발로 나온 임선동은 비록 4회 우즈에게 홈런을 맞으며 3실점은 했지만 4회를 제외하고는 볼넷 없이 안타 1개만을 맞으며 호투를 하고 있었다.

김재박 감독은 경기를 마무리 지려는 마음이 너무 다급했는지 6회 두명의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잘던지던 임선동을 우즈의 타석 때 빼고 조웅천을 투입했다. 그러나 벤치의 기대와는 달리 조웅천은 지친기색을 보이며 7회에 연속안타와 데드볼로 만루의 위기를 초래하고 결국 우즈만 두번 3진으로 잡고 대거 5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두번째 패착은 수비지휘에서 나왔다. 7회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정수근이 타석에 나오자 김재박 감독은 손짓을 하며 외야 수비수를 앞쪽으로 끌어당겼다. 물론 정수근의 짧은 타구 때 홈에서 승부를 펼치겠다는 속셈. 그러나 김재박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정수근은 외야 깊숙한 타구를 날리며 주자일소 3타점 3루타 쳐냈다. 안타까운 것은 수비가 제위치에 있었다면 평범한 플라이로 막을 수 있었던 타구.

공격에서 심재학과 박경완 등 걸음이 느린 선수에게 기습번트 사인을 내는 등 이외의 작전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 김재박 감독은 결국 두번의 판단 착오로 선수 전원의 사기를 꺾으며 승부를 수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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