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이기면 석유나 방산업체 주식을, 고어가 이기면 광대역통신이나 환경친화적 재활용 업체의 주식을 사라.’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상승세 종목을 이같이 예측했다.
분석가들은 미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주가가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하면서 대선 후 주가는 누가 되든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유가 재상승과 기업들의 불투명한 수익전망, 달러화 강세 등 주가 하락 변수도 많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분야별로 명암이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승리할 경우 채권시장이 상승세를 타게 되는 반면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이기면 주식 투자가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고어 후보는 재정흑자분을 우선 나라빚을 갚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채권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는 것. 반면 부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담배회사와 의료보험회사, 제약회사들은 고어 후보가 당선되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제약산업은 고어 후보가 약품 가격을 통제할 가능성 때문에 바짝 긴장한 상태. 고어 후보는 현정부와 마찬가지로 ‘담배와의 전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꾸로 부시 후보가 당선되면 이들 산업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도 된다. 정부와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물론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주가를 부추길 확률이 높다.
향후 10년간 1조3000억달러의 세금을 감면하겠다는 부시 후보의 재정정책 구상이 주식시장의 활황세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결국 주가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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