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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요절복통 장면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입력 | 2000-11-07 19:38:00


‘TV에는 없어도 인터넷에는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TV―CF 가운데 기억에 남는 광고는 그리 많지 않다. 15초에서 20초 사이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치우친 나머지 제대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 CF의 평균 촬영시간이 최소 10시간 이상이라는 통계에 비춰보면 눈앞에 보여지는 15초는 정말 짧은 시간이다.

TV에서 미처 보여지지 못한 NG장면이나 심의의 ‘까다로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한 CF들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네티즌에게 다가가고 있다. 예쁘고 멋있는 톱스타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 깔끔한 TV―CF 뒷면에 숨은 우스광스러운 장면들을 지켜보면 톱스타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인터넷방송국 NGTV(www.ngtv.net)는 CF 촬영중 실수한 NG장면을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인터넷방송국으로 소문난 웹사이트. 올 1월 개국한 NGTV는 ‘그곳에 가면 재미있는 CF가 많다’는 입소문 덕분에 최근 회원수가 55만명선을 넘어섰다. 하루 신규가입자만도 4000∼5000명에 이른다.

네티즌 사이에 화제를 모았던 최대 히트작은 오직 인터넷에서만 방영됐던 ‘700―5425’ 2탄 CF. 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방송불가판정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 인기 상승에 상당부분 기여했다는 후문이다.

도서관에서 침을 흘리며 잠자던 주인공이 벨소리에 잠을 깨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는 1탄에 뒤이은 2탄의 배경은 여고 화장실.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면서 휴대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에 빠진 주인공 공효진은 눈물을 닦는 나머지 준비해간 화장지를 모두 사용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그녀는 어떻게 난관을 극복했을까? 운동장 수돗가에서 양말을 빠는 마지막 장면이 힌트다.

최근에는 수백개의 초가 켜진 가운데 박지윤이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하는 LG텔레콤의 ‘카이’가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네티즌의 손길을 붙잡고 있다. 한달간 30만명이 이 동영상 CF를 클릭했을 정도다. NGTV의 정소흔 실장은 “NG―CF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콘텐츠를 제공하는 해당 광고주들이 거꾸로 매월 300만∼500만원의 광고료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NG장면을 부분적으로 다루거나 CF를 소개하는 웹사이트로는 △CF베스트(www.cfbest.co.kr) △애드야(www.adyah.co.kr) △CF나라(www.cfnara.co.kr) △애드고(www.adgo.co.kr) 등을 들 수 있다.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