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퀸란(32·현대)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나이’로 통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그의 홈런은 37개. 팀 동료 박경완(40개)과 두산 우즈(39개)에 이어 홈런 랭킹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시즌 타율은 불과 0.236.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이다.
타율에서는 ‘낙제생’이지만 홈런만은 ‘우등생’인 격이니 팬들이 헷갈릴만도 하다.
여기에 퀸란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탄탄한 수비력. 그는 올시즌 8개구단 3루수중 가장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 선수로 평가받았다.
한국시리즈 내내 8번 타자로 나선 퀸란은 자신의 장점인 ‘일발장타’와 ‘그물 수비’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홈런 3개, 10타점. 특히 ‘마지막 승부’인 7차전에서 홈런 2개와 2루타로 혼자 6타점을 올렸다.
그는 한국시리즈 동안 팀으로부터 내년 시즌 재계약을 통보받았다. 우승팀의 외국인 선수로 ‘코리안 드림’을 이룬 그에게 한국시리즈 MVP 트로피는 평생 잊지 못할 재계약 보너스인 셈이다.
퀸란은 “MVP로 뽑혀 너무 흥분된다”면서도 “개인상보다는 우승 트로피가 더 좋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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